일본에서는 “초밥 장인이 되려면 밥 짓기에 3년, 초밥 쥐기에 8년”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것은 초밥의 세계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긴 수행기간에 걸쳐 기술을 연마한 요리사가 있기에, 우리는 미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근 요리사 감소가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뜨겁고, 무겁고, 긴’ 요리사의 힘든 노동환경을 검토해 이 문제를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
“음식이란 건, 누구나 평론가가 될 수 있군요.” HCJ 운영스태프의 말이다. 그 말대로, 이론과 지식 없이 호불호를 판단할 수 있는 건 음식 정도다. 더구나 미식 대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고객의 평가란 상당히 날카로운 것이다. 어쩌면 이런 국민성이 요리사의 부담을 늘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요리사가 줄었다고 해서 간단히 가게를 닫을 수는 없다. 하물며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음식점의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주방, 음식 서비스 등의 식음료 분야 최신 장비가 집결하는 'HCJ’*에는 이러한 업계의 고민을 해결하는 전시품목들이 진열되어 있다. 과연 어떤 전시가 열리고 있을까.
*HCJ: 호텔, 여관, 관광, 각종 시설의 ‘국제 호텔/레스토랑 쇼(HOTERES JAPAN)’, 급식, 점심식사, 도시락의 ‘푸드 케이터링 쇼(CATEREX JAPAN)’, 주방, 음식서비스 등의 ‘주방설비기기전(JAPAN FOOD SERVICE EQUIPMENT SHOW)’, 이 3개 전시회의 영문 명칭 머릿글자를 딴 전시회이다.
인원 · 시간 · 비용절감으로 주방을 움직이는 최신 기기
HCJ2016의 볼거리라고 하면, 전시회장을 가득히 채운 전문가용 주방기기들이다. 곳곳의 부스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온다. 냄새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겨보면, ‘치지직’거리는 소리를 내며 고로케가 튀겨지고 있다. “기기에서 눈을 떼더라도 균질의 고로케가 튀겨지도록, 타이머에 맞춰 자동으로 식용유가 분출됩니다. 적은 인원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주방을 움직이는지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스 담당자의 말이다.
종업원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HCJ2016의 주제 중 하나다. 이 목적을 작은 아이디어로 실현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메밀 전문 제면기기 제조사가 개발한, 앉아서 작업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서서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제면 작업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아마추어의 눈에는 간단한 개량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상식을 바꾼다는 것은 단순하기에 오히려 어려운 것이다.
회장 내를 한 차례 둘러보니, 열풍 조리법을 이용한 컨벡션오븐의 판촉활동에 주력하는 업체가 많은 인상이다. 최신식 컨벡션오븐은 가열 시간과 온도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하다. 그 중에는 냉동기능까지 지원하는 제품도 있다. 재료를 빚어 놓으면 자동으로 조리하고, 상하지 않도록 냉동 저장까지 되는 셈이다. 대량 조리가 간단해, 점원의 노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방문자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
앞서 얘기한 대로, 초밥은 이전까지 장인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회전초밥이나 슈퍼의 테이크아웃 초밥의 품질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밥을 쥐어주는 기계의 진화다. 오랜 연구를 거쳐 쌀알을 살리는 절묘한 힘의 조절이 완성됐다. 초밥에서부터 김밥, 주먹밥까지 각 형상 별로 기계가 개발되어 있다.
기계의 발전은 인간의 노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것은 분명한 해결책이다. 이러한 주방기기는 향후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기계만으로는 실현 할 수없는, 음식을 즐기기 위한 부가가치
그러면 기술이 발달하면 요리사는 완전히 필요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일까. 물론 그런 것은 아니다. ‘음식’을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한 연출은 기계로는 충족시킬 수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디저트나 커피 같은 기호품이다. 최신 에스프레소는 터치 패널을 탑재 해, 프로그램에 의해 일정한 품질의 커피가 추출되도록 되어있다. 그럼에도 끓이는 사람이 바뀌면 맛도 바뀌어 버린다고 하니, 불가사의한 일이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다"면서 라떼아트 솜씨를 부린 바리스타의 커피를 즐기면서,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노동부담의 경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맛을 추구한 주방 기계도 많이 존재한다. 회장 내에 바 카운터를 본뜬 부스에서는 가스 돌솥 시연회가 주목을 받고 있었다. 단번에 불을 넣는 것으로, 재료의 맛이 응축된다고한다. 시식한 고기와 부드러운 야채 요리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음식’이란 상황에 따라서도 즐기는 방법이 크게 달라진다. 나도 모르게 평소보다 식사량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 중 하나가 호텔의 조식 뷔페는 아닐까. 식품업체가 선보인 카레나 베이컨 요리의 시식코너에는 방문자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식사에 어울리는 깔끔한 맛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HCJ 전시회에 출점하고나면 매년 문의가 크게 늘어나서 전시효과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기대하고 있어요!” 담당자의 말이다.
‘음식’의 연출에는 식기도 중요한 요소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무역상사는 상황과 이미지에 맞춘 디스플레이로 방문객을 매료시킨다. 식기의 세계에도 유행은있는 것일까? “물론입니다. 앞으로는 빈티지가 유행할 것 같네요."
음식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회장을 걷다보면 그 범위의 넓이에 놀라게된다. 각 분야전문가의 개성적인 아이디어가 새로운 음식의 매력을 이끌어가는 것이다.
HCJ에는 있다!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만남의 비결
전시회를 비즈니스 도구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느낀 두 회사를 소개한다.
1번째 회사는 업무용 냉장고를 제조하는 업체. 이 업체는 부스 내에 호텔 · 레스토랑 · 술집 · 슈퍼 뒷마당 등을 묘사한 미니 타운을 만들고 생활 속 기업의 영향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력 제품은 뜨거운 액체도 파우치에 담을 수 있는 기기. 단순히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상황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항상 사용자의 시선으로 개발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2번째 회사도 업무용 주방기기의 종합 제조사. 이 부스에서는 통로에 접한 부분에 라이브 키친을 설치했다. 유명 요리사가 솜씨를 발휘하는 오픈 주방과 세미나 공간 등 관람객이 발길을 멈추고 싶게 하는 계산이다.
또한 부스 안쪽에는 레스토랑 공간을 두고 상담을 위한 방문자 한정 초대를 기획하는 등, 특별한 느낌의 연출에도 여념이 없다. "여기까지 할 수 있는 건, 연간 홍보비용의 대부분을 HCJ에 집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텔 · 레스토랑 등 우리의 주력 영업 대상을 만날 전시회는 이곳 말고 없으니까요. 매년 효과가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 부스 담당자는 출전의 메리트를 강조했다.
HCJ에 연속 출전이 많은 것은 이러한 오랜 실적의 성과다. 또한 회장 내에는 급식 등 대량 조리의 최신 정보 세미나 및 각종 서비스 기술을 겨루는 콘테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방문자 증가로 이어져, 장내의 열기는 끊이지 않았다.
식품 사업에 종사자들에게 자부심과 자신감을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것은 70 년 이상의 역사가 있는 유니폼 업체. 빈 말로도 화려한 부스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많은 방문자가 발을 멈춘다. 사실 이 기업은 프랑스 최고의 브랜드에서 직수입한 제품을 취급하고있다. 일반적인 유니폼보다 가격은 꽤 높다.
"이 유니폼은 주방장 등이 자신의 레벨이 올랐다고 느낄 때 선택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손을 댈 수 없지만, 언젠가 이것을 입고도록 노력하자, 그런 동경이 일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도록 지원해 가고 싶네요. " 담당자의 표정에서는 식품 산업에 관련된 모든 종사자를 향한 응원과 강한 믿음이 느껴졌다.
일본의 식문화는 "먹는다" 대신 "손님이 먹게 한다"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왔다. 이것 이야말로 일본의 음식 문화의 원점이다. 이러한 특색이 세계를 사로 잡은 것이 아닐까. 이번 전시회에서 만난 식품산업을 음지에서 지원하는 이들이 있기에 일본 식품업계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기술과 아이디어, 그리고 접대정신. 이 모든 것들이 모이는 HCJ는 향후 일본 식품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전시회였다.
HCJ 2016
일정 : 2016년 2월16일~19일
장소 : 도쿄 빅사이트
방문자 : 5만5858명(4일간)
참가업체수 : 811사(1947부스)